3.목록작성책읽기 유은실 소설, <순례 주택> 2021 2022/02/06 09:44 by windwish

내가 청소년 소설을 읽는 이유는 동화를 읽는 이유와 같다.
(사실 요즘 청소년 소설을 성인? 소설과 구분지을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..)
그 또래의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.
그런데 늘 헷갈리는 점이 동화나 동시를 읽을 때도 느끼지만
이것이 과연 그들의 세계를 잘 대변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구심.

그래서 좋은 동화나 청소년 소설을 발견하면 기쁘면서도
꼭 그 또래의 감상을 들어보고 싶어진다.

최근 청소년 소설을 꽤 읽은 편인데 <순례 주택>은 그중에서 젤 재밌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있다.
사실 철 든 아이가 주인공인 경우 가볍게 읽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
-<아몬드>나 <설이> 같은 수작을 제외하고-
이 소설은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했다.

주인공은 화자인 16세 오수림과 순례 주택의 건물주 75세 김순례.
수림은 외할아버지의 여자친구인 순례 씨의 손에서 자랐다.
순례 주택은 임대료가 싼 대신 순례 씨의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.

철들지 않은 엄마아빠 언니는 소위 '1군'이라 불리며 가족이라기엔 애매한 포지션.
외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아파트를 잃고 빈털터리가 된 그들과
그런 가족을 철들게 하기 위한 수림의 고군분투 이야기다.

수림과 순례 씨, 수림과 친구 진하 등 등장인물들의 쿵짝이 재밌다.

* 순례 씨의 최측근. 마음이 환해졌다.
내 마음은 순례 주택에서 자랐다. 행정상 주소는 늘 다른 곳이었지만. p.17

* 썩지 않는 쓰레기,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인간들, 쓰고 남는 돈.
순례 씨의 3대 고민이다. p.37

* "수림아,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?
..중략..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." p.53

* "순례 씨, 있잖아. 나는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, 꼭 태어난 게 기쁜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."
"왜?"
"태어난 게 기쁘니까, 사람으로 사는 게 고마우니까,
찝찝하고 불안한 통쾌함 같은 거 불편해할 거야.
진짜 행복해지려고 할 거야. 지금 나처럼." p.226